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그것을 감추려 해도 저절로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중국 장산에 점을 잘 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하선고라는 신을 불러 내어 점을 쳤는데, 그 말하는 것이 조리 있고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으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한편, 장산에서 공부하고 있던 사람 중에 이(李)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행실이 바르고 머리도 좋고 문장도 능해 사람들에게 신망을 받았다. 하지만 웬일인지 과거만 봤다 하면 늘 떨어지곤 했다. 이에 친구들이 하선고를 불러 내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내 친구 이는 인물 됨됨이도 훌륭하고 문장도 능한데, 시험만 보면 꼭 떨어지니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이상하군. 그럼 이가 쓴 글을 좀 보여주게."
친구들이 이가 쓴 글을 가져다 보였더니 하선고가 읽고는,
"훌륭해. 장원 급제는 틀림없겠는데. 그런데 이상하군. 잠깐 알아보고 올 테니 기다려 보게나"
라고 말했다.
잠시 후 하선구가 돌아와 말했다
"내가 알아 보니 시험관 책임자는 사무가 바빠서 채점을 부하에게 맡기고 있네. 그런데 그 부하들 중에는 똑똑한 자가 없어 아무리 이가 좋은 글을 써도 못 알아보는 것일세. 아마 이는 다음 시험에도 떨어지게 될거야"
이 말을 들은 이는 크게 실망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문장가로 유명한 손(孫)선생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며 평을 받기로 했다. 손선생은,
"이런 훌륭한 글이 떨어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네는 반드시 합격할 것이니 점쟁이의 말은 걱정할 필요가 없네"
하지만 이는 다음 시험에서도 역시 떨어졌다. 이는 다시 한 번 하선고를 불러 내어 물었다.
"요전 시험 결과는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 다음 시험에는 기필코 합격해야겠는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그러자 하선고가 대답했다.
"별 방법은 없네. 포대 속에 송곳을 넣어 두면 언젠가는 그 긑이 포대를 뚫고나오듯이. 훌륭한 사람은 운이 나빠서 밑바닥에 눌려있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세상에 알려지는 법이지. 그러니 한두번의 실패에 낙심하지 말고 앞으로도 쉬지 말고 학문을 닦아 쓴 글을 여러사람에게 보이도록 하게. 그러는 동안 반드시 시험관도 그대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게 될것이네"
하선고의 말대로 이는 그 후에도 열심히 공부하여 자신이 지은 문장을 계속해서 세상에 발표했다. 그리하여 뛰어난 인물로 인정을 받아 다음시험에서는 장원으로 합격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