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극 '클라운타운', 빨간코 광대들의 유쾌한 반란 in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음악극 '클라운타운', 빨간코 광대들의 유쾌한 반란
음악극 클라운타운은 광대의 삶과 숙명을 잘 묘사하고 있다. 빨간 코를 지닌 클라운들로 구성된 작은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해프닝을 코믹하게 터치하고 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설화에 등장하는 도깨비가 바로 클라운이다. 사람을 골탕 먹이고 재밌게 놀리면서 사람을 해치지 않는 도깨비. 그런데, 공연예술가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공연예술가는 돈도 되지 않고 현실과는 다른 엉뚱한 작업을 해놓고서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재밌게 놀려먹고 마지막은 커튼콜을 하는 동시에 관객들을 현실로 돌려보낸다. 즉, 클라운은 태양보다는 달과 가까운 존재이다. 세상의 많은 스토리텔링, 창조물들은 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달을 주제로한 많은 설화들이 그걸 증명해준다.
클라운은 배우이고 광대이다.
클라운의 종류를 분류하자면 ‘서커스 클라운 Circus Clown'과 ’씨어터 클라운 Theater Clown'이 있는데, ‘서커스 클라운'은 축제의 속성을 띠다보니 뿜어내고 발산하는 태양의 클라운인 반면에 ’씨어터 클라운'은 사람들의 주의를 흡수하는 달의 클라운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클라운은 비극과 희극, 기쁨과 슬픔이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극단의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클라운을 통해서 희극과 비극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같이 공존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러면, 클라운타운은 어디일까?
클라운들이 모여 사는 장소를 지칭한다. 어떻게 보면 클라운타운은 혼성지역의 느낌도 있고 삼국시대의 ‘소도’같은 영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2014년 서울의 클라운타운은 어디일까? 대학로 일수도 있고, 방송연예인들을 훈련시키는 시설이 몰려있는 여의도, 신사동일 수도 있다. 클라운들은 외롭다. 아니 고독을 철저히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연애를 하기라도 하면 바로 소문이 나고, 가는곳마다 몰래카메라를 의식해야 한다.
울타리 너머 클라운타운의 울타리 너머에 클라운들이 가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건 오래전 클라운들이 울타리너머에서 클라운타운에 정착한 후 불문률이 되었다.
그런데, 울타리는 물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사회적인 규범 혹은 제재, 문화적인 속박 혹은 좋게 보면 상호간의 약속이고 규칙이다.
울타리는 여백이다.열린 결말, 열린 의미이다.
암묵의 희생(마피아 게임) 클라운들이 클라운타운으로 돌아오는 과정 속에서 겪는 희생은 사실 마피아 게임과 유사하다. 어떠한 지점에 가면 서로 바라보고 모두가 동의하는 한 사람이 정해지면 떠나는데 이 게임을 실제로 하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게 된다.
암묵의 희생이 개인에게 있어선 희생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필연의 과정이다. 세대란 것은 보내줘야 하는 세대와 새로 맞이하는 세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과정이 거듭되고 반복된다. 세대간 갈등이 있기도 하지만 세대간 벽도 존재하는 법이다. 하여튼 암묵의 희생을 통해 지목받은 사람이 떠나야 하는건 참기 힘든 굴욕 일 수도 있다.
그곳과 이곳(There & Here) 음악극 내내 대화의 내용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다. 이곳에서 항상 어떠한 곳, 지점을 꿈꾸고 바라는데 그곳을 가면 그곳이 이곳이 된다. 반 면 에 내가 지금 있는 이 곳 이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그곳이 될 수 있기도 하다.
공연정보
공연명 : 음악극 클라운타운
공연일정 : 2015.06.06(토) ~ 2015. 06. 14(일)
공연장소 :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공연시간 : 평일 8시 토 3시 / 7시 (단,6일 7시), 일 3시 (월 공연없음)
공연가격 : 전석 25,000
공연문의 : 02 - 447 - 0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