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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술에 대한 구조적 이해(음역 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7. 12. 20:11

 

화술에 대한 구조적 이해(음역 편)

 

 

 

 

음역이란 소리의 높낮이다.

 

배우의 소리는 자신의 생각과 느김을 자유롭게 표현해내는 에너지이며 리듬이다.

말의 높낮이는 그대로 감정의 표현이며 격정, 단호함, 비탄, 환호를 드러내는 구체적 표현이다.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음역은 관객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제공하면서 그들을 극적시간 속으로 끌어들인다. 따라서 얼마만큼 폭넓은 음역을 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배우의 수준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음역의 조성은 먼저 배우의 풍부한 감성과 심리적 해방감이 단서가 될 것이고, 이에 따른 호흡과 신체구조에 대한 이해와 운용없이 불가능하다.

 

음역의 조성 또한 호흡, 특히 발성과 깊이 연관된다.

 

물론, 몸이 어느 부위에서 어떤 음이 나오는가에 대한 구조적인 이해가 따라야 하고 몸통을 쳐서 나는 통성과 머리통을 치는 두성, 그리고 들숨, 날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소리의 강약조절을 익혀나가야 한다.

 

배우는 어떠한 경우라도 말이 잘 들리는 것 뿐 아니라 말에 분명한 생각과 절실한 느낌을 실어 전달해야 한다. 이 절실한 느낌은 말의 높고 낮은 음역과 굴곡에 의해 표현된다. 소리의 높이와 길이는 배우의 시선이 열리는 곳가지다. 절실한 만큼 멀리 들리고, 세상을 느낀 만큼 깊게 들린다.

 

찍어 읽기나 끊어 읽기도 그렇지만 음역의 조성에 대한 음성 설계는 그보다 복잡한 요인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공식화하기 힘들다. 다만 하나의 예로 다음 대사에 대해 음의 높낮이를 표기하기로 한다.

해석에 따라, 다음 보기와는 전혀 다른 음역이 적용될 수 있음을 유의하라. 실제로 대사를 칠 때는 한문장 안에서도 훨씬 다양한 음의 변화가 일어난다.

대본에 악보를 그리듯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찍어읽기, 끊어읽기, 음역의 조성에 대한 방법을 과신하지 마라.

배우의 진실된 정서와 깊이 있는 생각이 동반되지 않느다면 이 모든 방법들은 죽은 말을 만들어낼 뿐이다.

 

사실 이 모든 화술의 운용은 완전한 심리적 해방상태에서는 특별한 방법론에 대한 훈련 없이도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다. 시장바닥에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장사치 아주머니들의 그 강력하고 변화무쌍한 화술만큼 호소력이 강한 말은 없다. 그러나 배우들은 어차피 다양한 남의 인생을 살아야 하고, 남의 인생을 자신의 존재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낯설음과 심리적 부담감이 생긴다. 이를 덜어주는 길이 방법적 연기론이 풀어야 할 과제일지도 모른다. 화술에 대한 구조적 이해 또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런 감정상태만 유지하면 화술은 자연스럽게 구사될 수 있다고 말하는 연기의 자연발생론적 관점은 더욱 위험하고 대책없는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