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말아 올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실패한 뒤에 힘을 가다듬어 다시 시작함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초(楚)나라 항우와 한(漢)나라 유방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때 있었던 일이다.
승전을 계속하던 항우는 해하에서 한나라 군사들에게 포위를 당해 패하고 말았다.
포위망을 둟고 홀로 도망치던 항우가 오강(烏江)에 이르렀는데, 그 때 마침 정장(定長)이 강변에 배를 대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항우에게 배에 오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강 하류 지방은 비록 작지만 그래도 사방 천리나 되는 땅에 인구도 수십만 명이 살고 있으니, 그 곳 또한 왕이 되실 만한 곳입니다. 그러니 어서 빨리 배에 오르십시오. 저에게만 배가 있으니 한나라 군사들이 온다 해도 쫓아올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항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늘이 나를 보살피지 않고 멸하고자 하는데 강은 건너서 무엇하겠소. 처음에 나와 같이 강동에서 건너온 사람은 8천여 명인데, 지금 한 사람도 돌아오지 못했소. 그러니 강동의 부모 형제들을 무슨 면목으로 볼 수 있겠소. 설사 그들이 나를 왕으로 섬긴다고 한들 내 양심에 부끄러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는 한나라 군사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 몇 명의 목을 벤 후 자결하였다.
훗날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이 오강을 유람하다가, 항우가 오강을 건너 강동에 내려가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면서 <오강정(烏江亭)>이라는 시를 지었다.
군사상의 승패는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수치를 참고 패배를 견디는 것이 사나이가 할 일이다.
강동의 자제들 얼마나 슬기로운 사람들이었던가.
강을 건넜더라면 권토중래했을지도 몰랐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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