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학아세(曲學阿世)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이나 권력자에게 아첨한다는 뜻으로, 정도(正道)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사람에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이다.

 

전한(前漢)의 효경제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어진 선비들을 발탁해서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하였다. 왕은 제일 먼저 원고생(轅固生)이라는 시인을 불렀다. 그는 90세의 고령이었으나 황제의 부름에 지체없이 다려왔다.

원고생은 권력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로,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간신배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으므로, 간신배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의 허물을 탄원하여 그의 임용을 반대하였으나 효경제는 끝내 듣지 않았다.

한편, 원고생과 함께 임영된 사람 중에 공손홍(公孫弘)이라는 젊은 학자가 있었다. 그는 원고생이 주책 없이  정치에 관여한다고 생각해 그를 몹시 경멸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고생은 언제나 흉허물 없이 그를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원고생은 공손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학문의 도는 어지러워지고 속설(俗設)만이 유행하고 있네. 만약  이대로 둔다면 유서 깊은 학문의 전통은 요사스런 학설로 인해 제 모습을 잃게 될까 두렵네. 다행히 자네는 젊은데다가 학문을 아끼고 좋아하는 선비란 말을 들었네. 그러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열심히 익혀서 세상에 널리 알리도록 하게. 결코 자신이 믿는 학문을 굽힌다거나 왜곡하여 속물들에게 아부하지 않기를 바라네"

 

이 말을 들은 공손홍은 그의 고결한 인격과 풍부한 학식에 감복해서 마침내 크게 깨우치고 진심으로 그에게 사죄하였다. 그리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